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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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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미래전략연구원 장태평 원장의 기고문입니다. 장태평 원장은 서울대 사회학과, 행정대학원 석사 및 미국 오리건대 경제학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한국마사회 회장, 사단법인 한글플래닛 이사장, 재단법인 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강남대학교 석좌교수, 사단법인 선진사회만들기연대 공동대표를 역임하였습니다.

 

 

화폐의 유통과 관련하여 ‘그레셤의 법칙’이라는 원리가 있다. 동일한 명목가치를 가진 화폐의 경우, 소재가치가 높은 화폐는 사라지고, 소재가치가 낮은 화폐만 유통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현상은 근본적으로 사람들이 이익을 추구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인간 사회에도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사회활동에서 악한 인간들이 좋은 인간들을 구축하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예전에 어떤 종교단체에서 주도권 다툼이 일어나 각목싸움이 벌어졌다. 종교단체이니 만큼 덕망이 높은 지도자가 대표로 세워져야 신도들과 국민의 신뢰를 얻을 텐데, 각목싸움에서 이긴 편이 운영권을 거머쥐었다. 대개 덕망 있는 지도자들은 뒤로 숨고, 현실적 탐욕과 권력욕이 강한 사람들이 날뛰게 된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이다. 그래서 집단은 많은 손해를 본다. 사실 사회에는 실력 있는 바람직한 양화가 술수에 밝은 악화에 밀리는 현상이 더 일반적이다.

 

요즈음 우리나라 공직자 세계를 보면 양화는 사라지고, 악화들의 시장이 된 것 같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의도적으로 주류 세력을 배제하고 주변 세력을 등용하였다. 충성심이 강한 자기 편 사람들은 인력풀이 적고, 국가 운영 경험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대개 소수파 특수 이론에 붙잡힌 사람들이다. 권력을 잡았기에 의욕은 강한데, 실력은 부족하다. 그 결과 외교, 안보, 경제, 사회, 사법 모든 분야에서 정책 혼란과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국가 운영은 정말 실력과 경륜이 있고 청렴한 인재들이 맡아야 한다. 아무나 맡아도 되는 일은 세상에 없는 법이다. 특히 공직은 그렇다. 권력은 이 진실을 눈가린다.

 

 

부동산 정책은 여당 지도자들이 “잘못했다”고 대(對)국민 사과를 했다. 선거에 질 것 같아 이제야 정신을 차린 것이다. 그런데 모든 정책들이 그 모양이라는 걸 왜 모를까. 부동산 정책의 경우,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려면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공급 확대도 해야 한다. 정부는 그러나 공급을 늘리는 정책은 무시하고, 수요를 억제하는 각종 정책을 남발하였다. 주택소유자에게 세금을 엄청나게 부과하여 집을 갖는 것이 벅차게 하고, 주택 구입자금의 은행 융자를 제한하여 사기 힘들게 하고, 임대사업자를 규제하여 추가 수요를 억제하는 등 온갖 섣부른 규제 정책을 문 정부에서만 25번이나 쏟아 냈다.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주택가격은 폭등하고, 집 없는 사람들은 전월세 구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경제 원리를 모르고 변죽만 아는 유치한 악화들이 의욕만 앞서서 저지른 불장난이다. 그러면서 악화들은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와 다양한 불법을 저질렀다. 사태가 파탄지경에 이르자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악화의 교체가 근본 해결책이다.

 

국가 운영에서 사법 시스템은 그야말로 대들보다. 요즈음 법치가 무너졌다. 대법원장이 정치계의 눈치를 보면서 3권 분립을 훼손하고 있다. 정치인 출신 법무부 장관들이 연속 들어와 정치적 중립성이 생명인 검찰을 정치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은 권력형 수사를 공공연히 가로막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피의자를 비밀리에 면담하고 자기네 편이라고 돌봐주려 한다. 핵심 사법기관에 거짓과 술수에 찌든 악화들이 득세하고 있다. 정의와 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중고차 시장과 달리 신차 시장에서는 품질이 좋은 차가 인기를 끌고 시장을 지배한다. 가격 등 정보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제공되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선택하는 시장이다. 공직자 시장도 이리 되면 좋을 텐데, 권력자의 인사권이 지배하는 독점 시장이다. 권력의 속성과 개인들의 사익 추구 때문에 근본적으로 악화가 유리한 시장이다. 더구나 인사권이 편가르기와 사적 충성심만을 기준으로 작동된다면, 실력 없는 악화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예로부터 군왕이 좋은 신하를 가까이하고, 나쁜 신하를 멀리하도록 경고해 왔다. 악신이 나라를 망친 경우가 허다하다.

 

나라가 발전하려면 인재, 즉 실력 있는 양화들이 활개칠 수 있도록 권력이 깨어 있어야 한다. 권력이 탐욕에 빠질 경우에는 저급한 악화의 시장이 된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이것이 잘되어야 선진국이다. 요즈음 보궐선거 여론조사 결과 여당이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커지자 마지못해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있다. 선거도 하나의 견제 제도다. 그 외의 다양한 견제와 감시 제도가 있다. 그러나 제도만으로 담보하기 어렵다. 사회적 견제와 감시 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어야 한다. 언론이 활성화되고, 국민의 천부인권인 표현과 집회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민주주의가 성숙하려면 이런 기능이 더 중요하다. 국민이 깨어 있어야 가능하다.  

 

 

* 외부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장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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