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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국의 경제철학 향연] (15) "자본주의 승리, 당신이 옳았소!" 고이 잠든 루트비히 폰 미제스가 들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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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산과 관련, 사회주의에 시비를 걸다

 

20세기 초 유럽사회는 생산수단의 사적소유를 금지하는 사회주의만이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이 지배했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1917년 볼셰비키 혁명에 의해서 사회주의를 건설하려는 러시아를 부러움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었다. 바로 이 무렵에 사회주의 사회에는 가격이 존재할 수 없기에 경제계획 당국은 생산수단의 다양한 조합들 가운데 선택을 가능하게 하는 경제계산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사회주의는 불가능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등장한 인물이 루트비히 폰 미제스(Ludwig von Mises; 1881~1973)였다. 사회주의자들은 가격이 없이도 어디에 얼마나 투자하는 것이 적합한가를 정할 수 있다고 항변했다. 이게 유명한 “사회주의 경제계산 논쟁”이다.

 

이 논쟁은 나중에 하이에크가 가담하여 미제스를 지원했지만([민경국의 경제철학향연] (10)참조) 그에게 외로운 싸움이었다. 미제스의 사회주의 불가능 정리를 믿는 사람들은 소수였다. 슘페터는 순수한 논리로 보면 사회주의는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였던 새뮤얼슨은 1989년 동유럽 사회주의가 무너지기 몇 개월 전까지도 소련과 같은 명령경제도 번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주의는 폭삭 망했다. 미제스의 말이 적중했다.

 

좌파경제학을 이끌었던 로버트 하일브론너는 “자본주의의 승리, 당신이 옳았소”라고 고이 잠든 미제스에게 투덜대면서 말했다. 그러나 새뮤얼슨은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사과 한마디 없이 세상을 떠났다.

 

 

시장경제의 독점문제도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을 선도한 미제스의 자유시장 비전도 흥미롭다. 시장경제는 적시에 분업적 경제를 조정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와 유인을 산출한다. 시장사회는 자유와 문명의 조건인 이유, 그것은 소비자 중심 사회라는 점도 주지할 필요가 있다. 생산의 최종목적은 소비이기 때문이다. 어느 한 기업이 돈을 번 것은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봉사했다는 증거다. 동네빵집을 어렵게 만든 것은 대기업에 속한 빵집이 아니라 이 후자의 빵집을 찾는 소비자다.

 

시장경제의 소비자 중심 원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필연적으로 국가의 개입을 부르게 되는데 그 결과는 모두에게 불리하다는 것을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대기업규제와 중소기업보호를 특징으로 하는 ‘경제민주화’도 소비자 중심 원리와 저촉되고 그래서 위험하다.

 

미제스는 국가의 특혜나 인허가 등, 시장진입을 가로막는 법적 장애물이 없다면 잠재적 경쟁자가 항상 존재하기에 ‘독점’을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시장경제는 경제력 남용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이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경쟁을 촉진하고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대기업을 규제하면 이는 경쟁 보호가 아니라 경쟁적인 기업활동의 발목만을 잡는 경쟁 제한을 초래한다고 경고한다. 미제스의 이런 주장은 신경제사가들이 미국의 독점 금지 정책사의 분석을 통하여 입증했다. 미국은 1890년 셔먼의 독점금지법과 그 이후 다양한 입법으로 시장경제에 개입했지만, 싼값으로 질 좋은 상품을 공급하는 경쟁적인 기업의 활동만을 억제하는 우(遇)를 범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1929년 세계대공황이 자본주의 탓이라고?

 

미제스 사상은 통화이론, 자본론, 이자이론을 개발하고 이들을 통합하여 개척한 경기변동이론에서 빛이 나고 있다. 그 핵심내용은 경기변동은 순전히 화폐적 현상이고 이는 통화, 신용팽창으로 시장이자율이 낮아져 투자가들에게 잘못된 투자를 유도하여 당장은 호황이지만 그러나 필연적으로 불황이 야기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재정과 통화를 늘릴 경우 이는 정상회복을 방해할 뿐이라고 한다. 이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장기불황을 설명해주는 미제스의 지혜이다.

 

미제스의 경기변동이론은 1929년대 미국의 대공황을 잘 설명한다. 케인스가 믿는 것처럼 유효수요의 부족이나 마르크스주의가 희망한 것처럼 자본주의의 위기의 탓이 아니었다. 밀턴 프리드먼처럼 단순히 돈줄을 줄인 탓도 아니었다. 미국의 중앙은행이 통화를 증대하여 인위적으로 만든 붐이 불가피하게 터진 결과였다. 그 불경기가 전대미문의 대공황으로 이어진 것은 소득세 인상, 보호무역 그리고 각종 규제 때문이었다.

 

미제스 사상의 힘

 

미제스의 사상은 사회주의, 케인스주의, 복지국가 등의 집단주의가 시대정신이 되었던 시기의 산물이다. 그가 사회주의를 가장 통렬하게 비판했던 대로 결국 망하고 말았다. 그의 사상의 견고함을 말해주는 사건이다. 그는 시장에 대한 간섭은 예측하지 못했던 결과 때문에 또 다른 규제와 간섭을 불러오는 등, 간섭주의도 결국 사회주의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면서 제3의 길 같은 중도(中道)는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의 주장이 옳다는 것은 스웨덴과 독일의 복지국가 실패가 입증한다.

 

 

미제스는 시류에 영합하지 않았다. 진실이라고 확신하는 원칙에 관한 한 그에게 타협과 양보는 없었다. 오늘날 자유주의 이념이 살아있는 것은 그의 불굴의 투지 때문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는 21세기에 다시 인정받고 있다. 미국과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등 세계 여러 나라에는 그의 이름을 붙인 연구소가 10여 개나 된다는 사실이 입증한다.

 

침체한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을 무릅쓰고라도 돈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압도적이고 환경문제, 주택과 건강, 교육문제에서 사회주의와 간섭주의가 지배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시류에 영합하는 중도가 아니라 미제스와 같은 원칙의 자유주의가 더욱더 필요하다. 2008년 금융위기와 설상가상으로 덮친 코로나19 위기로 국가주의 버릇이 되살아났다. 이런 상황에서 큰 힘이 되는 것이 미제스가 개척한 오스트리아학파의 경제사상이다.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민경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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