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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종의 국제정치이야기] 종전선언은 킬링필드로 가는 지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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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 29일 미국과 탈레반은 평화협정(종전선언)에 공식 서명했으나 2021년 8월 15일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을 점령하고 '피의 숙청'이 시작되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킬링필드 The Killing Fields>(1984)를 강추한다. 미국인 기자와 그의 캄보디아 통역인과의 관계에 대한 영화로 크메르 루즈(Khmer Rouge)에 의해 자행된 대학살 장면으로 유명하다. 필자도 캄보디아에 가서 학살 현장과 감옥소 등을 보았다. 크메르 루즈는 '얼굴이 하얀 사람', '안경 쓴 사람' 등 150만 이상을 학살하였다.

 

크메르 루즈는 1967년에 결성된 급진적인 좌파 무장단체이다. 크메르 루즈는 시아누크(Norodom Sihanouk)가 1970년 론 놀(Lon Nol)의 우익 군사쿠데타로 전복되자 농촌지역에 대대적인 세력확장을 통해 마침내 1975년 4월, 수도 프놈펜을 함락시킴으로써 정권 장악에 성공하였다. 폴 포트(Pol Pot)가 이끈 크메르 루즈 정권의 4년 간에 걸친 통치기간은 20세기 어느 좌파정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잔인함과 무자비한 보복으로 얼룩졌다. 총알을 아끼기 위해 비닐봉지를 씌워 살인하는 장면도 영화 <킬링필드>에서 볼 수 있다.

 

 

150만 이상의 캄보디아인이 학살되었고 지식인, 전문가, 기술자 등이 기회주의라는 죄명으로 죽어갔다. 이러한 비인간적인 야만과 실상은 서방에서 영화 <킬링필드>로 전세계에 알려졌다. 1979년 베트남 군대와 이를 지지하는 캄보디아 공산동맹군의 공격으로 크메르 루즈는 전복되었고 아후 캄보디아에는 베트남의 지원을 받는 헹 삼린(Heng Samrin) 정부가 들어섰다. 

 

영화 <킬링필드>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웃 베트남에서 벌어진 전쟁이 캄보디아로까지 번졌고 중립국이었던 캄보디아는 전쟁에 휩쓸리게 되었다. 이 전쟁을 취재하기 위해 뉴욕타임즈 특파원이 캄보디아로 간다. 그 때는 이미 정부군과 크메르 루즈 간의 치열한 격전으로 전국이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뉴욕타임즈 특파원인 시드니 쉔버그(Sam Waterstone 분)는 캄보디아가 크메르 루즈에 의해 함락되기 직전인 1973년 8월 프놈펜에 도착한다. 시드니는 뉴욕타임즈 현지 채용기자인 디스 프란(Haing S. Ngor 분)과 함께 어렵게 참혹한 현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나 전쟁 상황은 시시각각 캄보디아 정부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이에 위기를 느낀 시드니와 프란 일행은 미국 대사관의 도움을 얻어 가족을 탈출시키고 자신들은 남아서 마지막까지 취재를 한다. 

 

프놈펜이 함락되자 시드니와 프란 일행은 다시 프랑스 대사관으로 찾아가 도움을 청하나 대사관 측은 프란이 캄보디아인이라는 이유로 도움을 거절한다. 대사관 밖으로 쫓겨난 프란은 친구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크메르 루즈 군에게 붙잡혀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죽지 못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프란은 '배운 사람'이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필살의 노력을 한다. 영어나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것이 밝혀지면 당장 처형되기 때문이다. 

 

프란 역을 한 배우 응고르(Haing S. Ngor)는 1996년 LA 자택에서 크메르 루즈 알당에 피살되었다. 시드니가 실종된 프란을 그리워하며 듣는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에 나오는 아리아, 'Nessun Dorma'(아무도 잠들지마라)가 아직도 필자의 귀에 생생하게 들려오는 것 같다.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이홍종 정치학 박사/부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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