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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종의 행복학] 우리에게 사랑하는 법을 알려준 '그녀'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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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말코비치 되기 Being John Malkovich>(1999), <어댑테이션 Adaptation>(2002), <괴물들이 사는 나라 Where The Wild Things Are>(2009) 등으로 이름을 알린 감독 스파이크 존즈(Spike Jonze) 특유의 상상력이 기대되는 영화 <그녀 Her>(2013)에 대한 소개는 "외로운 작가가 새로 구입한 컴퓨터의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지는 SF 영화"라고 되어있다. 테오도르(Joaquin Phoenix 분)는 다른 사람들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작가로서 아내와 이혼 절차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중이다. 타인의 마음을 전해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자신은 외롭고 공허한 삶을 살고 있다.

 


호아킨 피닉스는 뛰어난 연기로 보여준 심장이 뻥 뚫려있는 것 같은 공허감과 허무함을 보여준다. 침대에 누워 잠에서 깼을 때 옆에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었으면 누워 있다가 눈을 뜨고 머릿결을 매만지고 싶은 그런 감정들을 잘 전달해 낸다.

 

테오도르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는 인공지능 운영체제인 사만다(Scarlett Johansson 목소리)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이해해주는 사만다로 인해 행복을 되찾기 시작한 테오도르는 그녀에게 사랑을 느끼게 된다. 이 영화는 로맨스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당연히 사랑하는 상대배역은 목소리로만 출연한다. '사만다'는 영화 속의 엘리먼트소프트웨어사의 설명 그대로 "인공지능 운영체제로서 당신의 말에 귀 기울이고, 당신을 이해하고, 당신을 아는 직관적 실체"이다. 상대방과 의견차이로 말다툼을 하던 우리들 사랑 속에서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속으로 바라던 '이상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 이유를 이런 설정을 빌려 신선하게 제시한다. 이 영화는 우리에게 사랑과 외로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들은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고 테오도르는 사만다가 들어 있는 하드웨어를 셔츠 주머니에 넣고 이어폰과 카메라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지 사만다와 모든 생활을 함께 한다.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두 사람! 그러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사만다가 하드웨어에서 사라지게 되고 테오도르는 극도의 불안에 떨며 사만다를 찾아 나선다. 과연 테오도르는 사만다의 곁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더 이상 필자가 스포일러가 되지 않겠다.

 

 

영화 <그녀>는 또한 '소통'에 대한 영화로 평가받는다. 소통의 부재 속에 살고 있는 외로운 테오도르가 운영체제와 사랑을 하고 소통을 하며 결핍되었던 것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행복했던 시간들을 플래시백(flashback)으로 제시하면서 중간 중간 현재의 실체 없는 사랑과 대비되는 그리움의 대상으로 비춘다. 현실속의 그는 그가 그리워하는 소통의 부재 속에서 누군가의 소통의 방식인 편지를 대신 써주는 대필작가로 살아가고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을 하는 슬픈 사람이다. 스파이크 존즈 감독은 테오도르가 처져있던 이전과 달리 쾌활한 모습으로 지내고 하는 일을 완벽히 수행하면서 동료에게 진심어린 칭찬을 받게 하고, 그가 좋아하는 출판사에서 책을 내주겠다는 답신을 받게 하는 장면을 넣음으로써 그런 자기만의 소통을 통해 치유되어서 행복해지는 과정을 아이러니하게 보여 준다.

 

재미있는 것은 테오도르 못지않게 사만다도 내면적 성숙을 이뤄낸다. 마지막에 그와의 진짜 사랑을 위해 그가 더 이상 실체 없는 자신에게 얽매이지 않게, 더 이상 자신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서, 인간의 감정으로 느끼는 진정한 사랑을 깨달아버린 사만다는 이별을 택하고 떠나간다. 이 영화는 허무맹랑한 소재를 가지고 있지만 누군가의 마음속엔 아물지 않았을, 누군가에겐 오래 전에 겪어서 지금은 무감각해진 그런 상처에 약을 발라 주었다.

 

영화 <그녀>가 보여주는 타자의 모습은 비유적으로 들뢰즈(Gilles Deleuze)의 말처럼 '나를 보완시켜 주는 존재'이다. "타자와의 관계를 통하여 나는 변화하며 타자를 만나는 순간 나는 더 이상 과거의 나로서 존재할 수 없다. 이 영화는 타자를 통한 변화의 긍정성을 역설한다기보다는 이미지를 통한 일종의 선전을 수행한다."

 

영화 <그녀>는 정보화로 인한 극단적인 유토피아와 극단적인 디스토피아를 같이 보여줌으로써 우리에게 사랑, 행복 등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 한 네티즌의 한줄평이다. "디지털에 아날로그를 담고 있네요. 누구나의 마음을 위로해 주는 영화" 

 

 

(더워드뉴스(THE WORD NEWS) = 이홍종 정치학 박사/부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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